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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에도 날개가 달리길...

20240527

에어컨 청소

나의 마음에도 날개가 달리길..

우리 에어컨.
그러니까 2015년에 설치했으니
10년째 여름을 우리와 함께 했다.
그런 그를 이번에도 잘 써 볼까 하고 살펴보았더니
그전에 보이지 않던 곰팡이들이
꽤나 보이는게 아닌가...소름...
이렇게는 사용할 수가 없어
여름이 오기전에 어서 청소업체에 의뢰해야지
했던것이 4월말이었는데 오늘에야 실천에 옮겼다.

남편은 나를 위해 오후시간을 할애해주었다.
오랜시간 둘만 있기가 뭐했는데
그걸 눈치채고 같이 있을거라 말하는 남편.
역시 든든한 나의 편이다.

친절한 사장님은 하나하나 설명을 하며 분리하고
청소하시는데 나는 “네네”대답은 하지만
사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다.
뭐 깨끗해지기만 하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런 저런 사소한 이야기를 섞어가며
어색하지 않은 시간이 두시간 쯤 지나니
처음 모습 그대로 에어컨이 위풍당당
늠름하게 서있다.
바람도 시원하게 잘 분다.
날개를 단 듯 산듯하다.
묵은 때를 제거하니
새로 태어난 듯 깔끔하다.

때론 우리의 캐캐묵은
지난 마음의 때를 말끔히 제거하고 싶을때가 있다.
에어컨의 그것처럼 쉽게 제거되면 얼마나 좋을까?
강한 약품과 기계의 힘을 빌어
말끔해지는 에어컨 부품들.
우린 무엇의 힘을 빌어
순식간에 씻어낼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시간들이 지나면
모든게 자연스러워질 날이 오겠지.
억지스럽게 들추지도
괜스레 원망하지도 말고
위풍당당 그 자리를 지키고 있자.

어느 날 문득,
모든게 말끔해질 날이 올 것이다.
바람과 함께 찾아올 그날 앞에
나는 이미 마중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