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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사고

2024.5.9. 목

합리적 사고

우리집 막내 11살 시헌이.
작년부터인가? 군것질을 좋아하더니
어느새 45kg 정도 되었다.
뱃살과 볼살이 오동통하다.
그모습이 귀엽긴 하지만 살짝 걱정이 된다.

그래서
요즘은 군것질의 양과 횟수를 줄이고 있다.
시헌이와 함께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일방적의 나의 강요가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저녁 8시 이후엔 물 이외에는 먹지 않기도 추가되었다.
한번씩 은근슬쩍 타협을 해오는 시헌이.
한번 고삐가 풀리면 다시 제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시간과 감정소모가 기다린다. 그래서 아이의 말에  넘어갈 듯 하다 정신을 바짝 차리곤한다.

요근래 남편과 나는 시헌이에 대해서
한가지 더 체득한 것이 있다.

시헌이가 먹겠다고 하는 메뉴는
그냥 처음에 사주는게 맞다는 것이다.

어느날, 내가 외출중이었을 때 마왕족발이 먹고 싶다는 시헌이
며칠전에 먹거거니와 가성비가 좋지 않아 남편은 다른 족발을 포장해와서 먹었단다.
그런데 며칠 뒤 마왕족발 먹자고 또 조른다.
다른 족발은 마왕족발의 대체재가 될 수 없었던거다.
계속되는 요구에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아들과 함께
3연속 족발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엔 뽀로로 카스테라 빵이다.
서점에 다녀오는 길에 파리바게뜨 뽀로로 빵이 먹고 싶다고 하여 동네에 가서 사먹자고 하고 돌아오려는데 나의 눈에 던킨 도너츠가 들어왔다.
거의 10년 만에 들어서는 것 같다.
정말 오랫만에 먹고 강한 충동이 일어나
시헌이에게 뽀로로 빵을 이 도넛으로 갈음하자고 했다. 아들은 그러자고 동의도 해주었다.
기분좋게 1개 이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또 뽀로로 빵 타령이다. 이휴~~와 함께 다시 길을 나서다 좀 거리가 있어 가까운 빵집에서 카스테라를 사먹을까 했더니 그러자고 또 흥쾌히 대답해서
여러개 사서 맛나게 여러개 먹었다.
한시간 쯤 지났을 때였을까?
“엄마, 뽀로로 빵은?” 이런다.
쉼없이 먹었던 시헌이에게 브레이크를 걸 시간이 왔다.  “시헌아, 오늘은 여기까지 더는 안돼. 많이 먹었어. 먹은 거 세어봐. 도넛 2개, 카스테라2개, 머핀..”
양심은 있는지 더는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젠 처음 원하는 것을
사주기로 했다.
아이는 대체재가 필요하지 않다.
그냥 그 순간 자기가 먹고 싶을 것을 먹어야 한다.
괜히 가격면에서나,  거리면에서나 하며
합리적인 사고랍시고 아이에게 강요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우린 그러지 않기로 했다.

키가 크려는 건지
요즘 부쩍 먹을것을 찾는 시헌이
군것질이 늘어 고민이 되긴 한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엄마가
더 수고스러워져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냠냠 거리며 숙제도 하고
독서도 하는 시헌이
그 입에 사랑과 정성을 넣어주고 싶다.

쑤욱 잘 자라렴.
내 소중한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