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30. 화
봄의 끝
풀내음인지 송화가루 향인지
비릿한 내음이
바람타고 코끝에 와닿는다.
꽃가루와 송화가루에
바깥공기를 맞으면 삼십여분만에
목의 칼칼함을 느낀다.
봄꽃들과 연두빛 새잎에
실컷 마음 설레고 나면
고약한 그들이 찾아온다.
늘 그렇듯
봄의 끝은
이 송화가루로
온 마을에 엷은 막이 내려앉는다.
문단속은 필수다.
살짝만 열어놔도 온집안이 초록밭이 된다.
그러고 나면 한숨과 함께 먼지거두기가 시작된다.
봄의 마지막
그들과의 눈치전쟁중이다.
매번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철저히 꼼꼼히 실행하고
느닷없이 사라진다.
그러면,
곧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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