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16. 화
유난히 화창했던 봄날들이었다.
요란스럽지 않게
서서히 피어나던 그 잎과 꽃잎들.
하루가 감사함으로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면,
봄은 늘 그랬다.
흐들어지게 핀 벚꽃의 화사함.
늘어진 가지마다 매달린 버드나무 새순의 푸릇함.
콧끝에 와닿아 눈길 한번 더 가는
라일락 고유의 향긋함.
진분홍빛 가득 품고 봄의 중심에서
제자리 지키는 진달래, 철쭉의 여린듯한 단아함.
가던길 멈추고 빠져들었던
튤립의 매혹적인 강열함.
이 봄
이 찬란한 봄을
내 눈안에
가슴안에 꼭 품어둔다.
푹푹 찌는 여름날에
쓸쓸해지는 가을날에
처연해지는 겨울날에
문득
봄이 그리워 질 때,
품어두었던,
그 봄날을
살짝 끄집어내어
잠시나마
활짝 웃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
나는 그래서 이 봄을
늘 설레며 반기나보다.
사랑하는 봄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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