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8 월
막내의 낯선 모습
태권도에서 즐거운 1박2일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이 길 건너편에서 멈칫하다 내게로 다가오는데 평소와 다르다.
원래는 달려와 웃으며 인사하는데 뚱한 모습으로 마지못해 다가와 인사도 없다. 뽀뽀를 해줘도 시쿤둥하다.
어.. 무슨일이지? 재미나게 지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편한 뭔가가 있었나? 평소 친하지 않은 몇몇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나? 생각이 거기에 꽂혀 물어보니 잘 지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러면 저 뚱한 표정은 무엇이지?
피곤해보이고 눈에 잠이 가득한데 또 나가 논다며 길을 나선다. 붙잡고 싶었지만 그 녀석 완고하다.
저녁내내 뚱한 막내의 표정과 태도가
난 걱정스럽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엄마를 찾지 않는 막내가 낯설어 서운하기 까지 한다.
다음 날 아침에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간지럼 태우면 싱긋싱긋 웃어주는 아들이 여전히 표정에 변화가 없다.
물병을 씻어놓지 못했더니 결국엔 짜증을 내고 인사도 없이 등교하는게 아닌가
남편에게 막내에 대해 하소연했더니
주말 캠프의 즐거움이 너무 커서 아쉬워서 그런것 같다고 한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게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남편의 말을 들으니 이해도 간다. 얼마나 재미있었던거니?
하교시간에 주차장에서 룸미러로 만난 시헌이는 몰래 숨어 차에서 엄마가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난 이미 다 봤는데, 모른척 내려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 귀엽고 천진한 모습으로 안기는데 그 안도감에 더 꼭 안아주었다. 뽀뽀도 하고.
막내가 싱긋방긋 웃는다.
막내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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