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나 빼고 모두가 한편이었던 날

20240715 월

나 빼고 모두가 한편이었던 날

딸들은 그러지 말았어야했다.
큰딸이 지방대에 갈 수 밖에 없단다.
작은 딸도 제과제빵으로 유명한 지방대 얘기를 한다.
기분이 바닥 깊이 꺼져간다.
그녀들 방문틈으로
난 기어코 한마디 던져놓고 문을 닫는다.
“지방대 갈거면 취업하는거다.
분명 지난번에 몇번 얘기했다. 알지?
노력도 안해보고 벌써 그런 얘기들이야. 알겠지?”

괜한 말 했나? 딸들의 귀가가 늦어지고 있다.
그래도 내가 할 말은 해야했다.
우리 시윤이 하정이는 자신을 믿고 매일매일 잘 걸어나갈 것이다.

아들은 그러지 말았어야했다.
또띠아의 상태가 그리 나쁜것도 아니었는데
다짜고짜 성질을 부리는 아들에게서
단호하게 또띠아를 거둬들였다.
짜증부터 내는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고 몇번을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과 한쪽이라도 미리 먹어 두었던것이 다행이었을것이다.
그래도 등굣길 인사는 세상다정하게 했다.

그냥 먹일걸 그랬나?
아니다. 단호하게 그 행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불편하더라도 감정표현에 있어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큰 사람이 될 시헌이는 그렇게 행동 할 것이다.

남편은 아직도  모른다.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들어가지 못하는
배고픈 와이프에게 기분좋게 권유했어야 했다.
아마 난 결국 들어가지 못했을거다.
마음이 편치 않으니 어디도 못갔을 것이다.
도서관 휴게실에서 먹는
그냥 김밥한줄이 차라리 낫었다.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냥 들어가 먹었어야 했나?
아니다.
이미 입간판 가격표에서 거절 당한 느낌이었다.
김밥한줄이 더 나은 점심이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한통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