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월
2023년 마지막 날 우린 계양산 해돋이 관람을 결심했다.
이른 새벽 웅크린 몸을 일으킨다.
큰딸은 남친과 오른다며 새벽 5시부터
온 집안을 들썩여 가며 준비한다.
작은딸은 늦은 취침으로(슬기로운 의사생활 몰아보기)
못가겠다고 이불안에서 백기를 내민다.
막내는 한번한 약속은 꼭 지킨다.
우린 그렇게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골목길 주차대란을 피해 도로변에 주차한후
걷는 길이 위험하다.
살얼음판이다.
입구를 향하는 도로에서부터
해돋이 관람객들로 뿜빈다.
캄캄한 하늘과 얼어붙은 길로
긴장감이 밀려온다.
모두들 휴대폰 후레쉬를 손에 들고
조심스레 전진중이다.
계단 초입에 들어서니 난간의 줄없인
올라서기가 엄두도 안난다.
난간줄 잡으랴 아들손 잡으랴
더 이상의 등반이 어려울 거 같아
첫번째 스팟에서 멈추고 자리를 잡는다.
처음 경험해보는 해돋이 관람
수많은 인파속에 하나되어
떠오르는 해를 기대하고 있는
그 시간이 그냥 좋기만 했다.
(아들이 누나 찾으러 삼만리 한 덕에
우린 또 아들 찾아 삼만리를 했다. 그 덕에 맘껏 즐기지 못했지만
무사히 아들이 우리에게 돌아왔으니 그냥 다행이지. 누나곁에 잘 있었단다. ㅎㅎ)
그 많은 인파속에 딸을 찾고, 아들을 찾고, 누나를 찾는 가족의 힘이란 무엇인지...
찬란하게 떠오르는 해의 열정을
눈에 담고 가슴에 품어
일년을 살아내야겠다.
하루의 해를
난 소중히 하기로 했다.
하루가 가장 소중하다는 그 진리가
요즘처럼 간절한 적이 없었던 거 같다.
2024 새해의 시작
난 오늘 이 새해의 첫번째 하루를 잘 살았다.
그럼 됐다.
난 내일도 잘 살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