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6. 화. 흐린 겨울날들.
불과 열흘전
남편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요즘은 좀 어떻냐는
친인척에겐 이젠 좀 나아지고 있다고
아주 활짝 미소지으며 화답했었다.
오늘 남편은,
얼굴에 미소는 짓고 있으나
그 틈새로 그늘이 그리워져 있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장세앞에
이번에도 무릎을 꿇을 상황이다.
그렇게 믿고 기대했던 차트였는데
아직도 역부족이다.
다시 책에 집중하는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절대로.
단지,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단비에, 어깨가 들썩이지 않기를 바란다.
단비에 며칠 들썩들썩 하더니
몰아치는 폭우에, 금세 힘을 잃었다.
무거운 추를 그의 양쪽 어깨에 걸어 두고 싶다.
기대감에 너무 들떠 감정이 앞서지 않기 바라고
연속되는 실패에 불안해 하지 않길 바란다.
어떤 상황에서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자신을 믿고
담담하게 대처해나가는 그를 꿈꾼다.
평정심을 갖고 항상 자중하길
늘 바란다.
참 쉽지 않은 미션이긴 하다.
그래서 오늘도,
그는 늦은 밤까지 수행한다.
마음이 고요해지길 그렇게 바라면서 말이다.
그의 마음이
내일은 좀 더 고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