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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함이 뭉클한 아침

푸른하늘74 2024. 6. 19. 23:30

20240604

아련함이 뭉클한 아침

아침 등교시간은 시헌이의 등교로 마무리 짓는다.
세수하고 밥먹고 시윤이 하정이 시헌이 이렇게 차례대로 길을 나선다.
딸들에게는 잘다녀오라고, 좋은 하루 보내라는 인삿말로 안녕을 한다. 마음같아선 문앞까지 가서 안아주며 ”사랑해“ 한마디 하고 싶은데...매번 설거지 한참중에 나가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시헌이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일까?
설거지가 끝나갈 때즘이라 멈추고 가서, 나갈 채비를 거든다. 책가방 지퍼 한번 들여다보고, 뻗친 머리 한번 봐주고 신발청결보고... 현관 앞에서 시헌이와 손뽀뽀하고 “사랑해 잘 다녀와” 인사까지 하고 나면 아이들과의 아침루틴이 끝난다. 아니 아직이다.
잰걸음으로 세탁실로 가 시헌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어느날은 세상 느긋하게 걷고, 또 어느 날은 한걸음에 저멀리까지 가있다. 나름 시간 개념이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부서지는 햇살 속으로 시헌이가 사라진다.
그렇게 뒷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살랑살랑 아련하다.
커다란 가방은 꽤 무겁다. 그걸 어깨에 매고 뛰어가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기특하다.
어느날은 그 작은 어깨에  작은 고뇌가 느껴질 때도 있다.
분명 엄마의 괜한 걱정일 것이다.  
엄마아빠에게는 세상 귀엽고 아직 애기같은 아이지만, 외부에서 하는 행동은 대견하고 마음도 단단한 것 같아 뿌듯할 때가 많다.
이것저것 혼자하는 일일공부를 잘 지켜가며 하는 모습도 대견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
알아간다는 느낌이 아닌 해치우는 느낌이 든다.
해치우는 건 남는게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알아가야하는데...
그 방법을 어떻게 해야지 고민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 고민만 길어진다.

아이가 잘 크고 있다.
길어지는 고민은 접자.
아이랑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초간단하게 접근하자.
아침마다 느끼는 아이의 대견함과
가슴 설레는 아련함을 잊지말고
욕심을 덜어내고
늘 웃을 준비를 하자.
아이는 그런 엄마를 기대하며
현관문을 활짝 열고 들어올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