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날벼락
20240625 화
두번째 날벼락..
첫번째 날벼락은
2020년 9월초였다.
기세등등했던 태풍 링링의 거침없는 행보로
온 나라가 비상이었다.
아침에 인터폰이 울려 받아보니 차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웃의 전보였다. 남편이 급히 나가보니
이런 카니발 지붕부터해서 주변바닥엔 유리파편이 가득했다. 지붕은 완전 찌그러지고 앞유리도 금이가고 본네트도 파편 튄 자국으로 가득했다.
보험회사에서 와서 처리를 했지만 거주자가 없는 빈집상태여서 구상권 청구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정확한 금액은 생각은 안나는데 자부담비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했다. 황당했지만 그렇게 마무리지었다. 좀 더 야무지게 처리했어야했는데 우린 그때 산뽀기 운영하기에도 너무 바빴다.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이런 태도는 변명일뿐이란걸 한참 지나서 알았다. 우린 더 꼼꼼히 체크했어야했다.)
그후, A동 5층 구조물들이 허술한 것 같아 관리당부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래도 늘 염려스러웠다.
결국, 오늘 두번째 날벼락이 떨어졌다.
남편에게 나의 설움에 대해 토로하고 있었다. 엄마에 대한 원망이 그득했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와창장 뭔가 낙하한 소리였다. (이래서 부모님 원망함부로 하면 안된다. 이휴~~~)
4년전 악몽이 떠올라 남편에게 어서 나가보라고 했다. 남편이 안 돌아온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또 우리 차로 떨어진건가? 진짜라면 이게 뭔일인가?
남편은 어이없다는 듯 돌아왔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폰을 들고 다시 나간다. 이번엔 나도 따라 나간다.
A동 502호 구조물이 날아와 우리 차에 살짝 기대 떨어졌다. 노후된 플라스틱이 차에 기스를 남기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지붕이나 유리 본네트에 떨어졌다면 그리고 지나가던 누군가에 떨어졌다면.... 아찔하다. 다행이 그정도로의 상처여서....정말 다행이었다.
결국 남편은 A동 502호 입주민과 원활이 소통을 한 후, 수리비 청구를 하기로 했다.
남편은 그래야 본인의 마음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2020년 경험이 준 지혜라 할 수 있다.)
처음엔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려고도 했는데 그러면 미리 당부했던 우리의 걱정이 아무것도 아닌게 될것 같아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게 맞다고 했다.
그래 남편 말이 옳다.
그렇게 우린 날벼락앞에 있었다.
예고없이 느닷없이 우리는 놀라고 말았다.
다행이 사람이 없었고, 다행이 우리차였다.
이 소동으로 인해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덕분에 오랫만에 우리동 이웃들의 얼굴도 볼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이기도 했다.
모든 일에 흑백, 양면이 있나보다.
당장 보이는 사고현장만 보고 있었으면
계속해서 원망의 말들만 쏟아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랫만에 뵌 이웃주민과 담소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그 일은 잊고 대화속으로 빠져든다.
웃고 공감하다보면 그 일은 저만치 사라져있다.
그렇게 작은 소동을 마무리 지으며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