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나서
20240711 목
운을 읽는 변호사(니시나카 쓰토무 지음/ 알투스 출판)
내가 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어느샌가 다른 책들에 밀려 자리를 잃고, 쌓아놓은 책더미 속에 있었다.
오랜만에 들춰 읽어보며 다시 그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시간을 조용히 가져봤다.
저자 니시나카 쓰토무는 일본에서 존경받는 변호사로 큰 명성을 얻은 분이며, 1만 명이 넘는 의뢰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공통점을 알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운을 읽는 변호사>에 친절하고 자세히 담아냈다.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 책을 접했던 시기가 2017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과 함께 읽어보았던 책이 <착해져라, 내마음>이란 것도 떠올리게 되었다. 내 마음이 좀 착해져야 할 때였던 것 같다.
나를 위로하듯 타일러 줄 책이 필요했다.
그때쯤 우리는 자신만만하게 떡볶이 전문 매장을 개업했지만 1년 넘게 매출이 오르지 않는 정체상태를 겪고 있었다.
그로 인해 소득은 줄고 지출이 느는 시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내 마음도 같이 쪼그라들고 있었던 것 같다.
괜한 원망이 여기저기로 날아가 꽂혔다. 우리의 선택이니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은 시선들이 왜 그리 서운한지, 그 마음이 수시로 튀어나와 억울함으로 변하더니 스스로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곤 했었다.
그런다고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원망과 미움을 키워가는 내 마음만 고통스러울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운을 읽는 변호사>는 차분한 말로 나를 위로하듯 타일러주었다.
책의 저자는 아무리 출중해도 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부드럽게 강조했다. 또한 운이 들어오게 하는 방법도 분명히 있고 이를 실천하면 저절로 운을 좋아지게 만들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잘해 보고 싶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나는 이 못난 마음을 버리고 한없이 너그러워져야 했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가?
하지만, 니시나카 변호사는 6가지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첫째, “안녕하세요”하는 밝은 마음
둘째, “네”라는 솔직한 마음
셋째, “죄송합니다”라는 반성의 마음
넷째,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적극적인 마음
다섯째, “감사합니다”라는 감사의 마음
여섯째, “덕분입니다”라는 겸손한 마음
이 여섯 가지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하면 인격을 갈고닦을 수 있다고 했고, 그러면 저절로 인간관계가 좋아져 더 운을 불러들인다고 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6가지 마음이지만 모든 마음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상을 살다 보니, 원망의 마음은 조금씩 누그러지고 어느새 매장의 매출 걱정없이 매일매일 즐겁게 운영하고 있었다. 모든 일상이 하늘의 구름 흐르듯, 강물의 물 흐르듯 평온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닐 것이다. 밀려오는 욕심과 원망 거두고, 밝은 마음으로 인사하고 솔직하게 다가가고 적극적인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일상과 만났던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 같았고,
그래서 그 행동이 더 강화된 것도 있다. 다음 행동들이 그렇다.
‘저걸 주울까? 말까?’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는데 바닥에 구겨진 핸드 티슈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쓰레기통에 넣으려다 떨어트려 들어가지 못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옆으로 휴지들이 쌓여갈 것만 같았다.
‘그래 줍자, 이왕 손 씻는 거, 줍고 나서 다시 씻으면 되지 뭐’
줍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내 마음도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산뜻해 지지만
시작이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행동으로 옮겼으니 나를 칭찬하자. 다음 시작은 점점 수월해지겠지.
내가 초등학생 때, 엄마와 길을 가고 있었다.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눈에 들어온 엄마는 그것을 주워 길 밖으로 치워놓으셨다. 내가 “엄마 왜 그래?” 물었더니 엄마는 “다른 사람들이 밟고 다칠까 봐 치워놓았어.”하고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대답하셨다.
그 후 나도 행여 누군가 다칠까 봐 깨진 유리 조각이 있으면 꼭 주워 버리거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치워놓곤 한다. 혹시 돌부리에 넘어질까 봐 튀어나온 돌이나, 굴어 들어온 돌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길 밖에 던져놓곤 한다.
우리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왜 그래, 뭐 하는거야?” 나는 엄마가 했던 말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준다.
그러고보니 나름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누군가 상처 입지 않았다면 천만다행이다.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책에서 말한다.
‘선행을 하면 운이 좋아집니다. 인정을 베푸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타인에게 인정을 베풀면 그 일은 돌고 돌아서 나를 위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꼭 무엇인가를 얻고자 선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행복한 삶에 더 다가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더 고민해서 꼭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나의 정곡을 찌른다. ‘업무나 청소 등 일상의 일들에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담담히 말하면서 말이다. 어려운 일을 하는 것보다 당연한 일을 마음을 담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집안일 미루기 대장이었다. 쌓여가는 지저분한 짐들을 외면하고 보이는 곳만 대충 정리하고 최대한 감추며 지냈었다. 감춘 짐만큼 내 마음도 무거워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루기 대장까지는 아니다. 그때그때 꾸준히 마음을 담아 해내고 있다. 참 고마운 가르침이다.
앞서 말한 모든 가르침이
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그래 오늘이다. 이 마음 가득 담아, 어디를 무엇을 정리해볼까나?
쏟아지는 운 한 바가지 함께 받아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