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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낯선 모습 20240708 월 막내의 낯선 모습 태권도에서 즐거운 1박2일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이 길 건너편에서 멈칫하다 내게로 다가오는데 평소와 다르다. 원래는 달려와 웃으며 인사하는데 뚱한 모습으로 마지못해 다가와 인사도 없다. 뽀뽀를 해줘도 시쿤둥하다. 어.. 무슨일이지? 재미나게 지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편한 뭔가가 있었나? 평소 친하지 않은 몇몇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나? 생각이 거기에 꽂혀 물어보니 잘 지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러면 저 뚱한 표정은 무엇이지? 피곤해보이고 눈에 잠이 가득한데 또 나가 논다며 길을 나선다. 붙잡고 싶었지만 그 녀석 완고하다. 저녁내내 뚱한 막내의 표정과 태도가 난 걱정스럽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엄마를 찾지 않는 막내가.. 더보기
이뻐지는 비결 20240707 일 이뻐지는 비결 일주일새 두번째다 이뻐졌다고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딱히 비결이 없어 해줄 말을 찾지 못하고 헤벌쭉 좋아 웃기만 할 뿐이다. 뭔가 시술을 했을거란 의심을 품은 그들의 시선이 내 얼굴 어딘가를 훑고 지나간다. 달라진게 있다면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웃는게 전부다. 이렇게 말하면 믿을려나 다 같이 웃자구요. 젊음의 샘물이 내 안에서 샘솟을테니... 더보기
너 알고 있니? 20240704 목 (20240703에 있었던 일) 윤아, 너 알고 있니? 등교시간에 딱 맞춰 아슬하게 집을 나서는 너 금새 되돌아와 지갑의 행방을 묻는 너 꿀밤 한대 콕 쥐어박고 싶었던 나 그 마음 꾸욱꾸욱 누르고 있었던 나 다시 전화로 엄마를 찾는 너 버스를 놓쳐 지각할 것 같다는 너 널 만나러 가기 위해 부리나케 차 키를 쥐는 나 부글부글 끓어오르 마음 또 누르고 길을 나서는 나 어...우와... 윤아, 하늘이 이렇게 이쁜날이었구나. 푸르디 푸른 하늘 안에 여리게 흩어지는 구름과 바람에 한들거리는 나뭇잎이 내 눈 가득히 들어왔지. 옆에 앉아 지각할까 걱정하는 너가 사랑스럽게 보이네. 이런. 싱그러운 아침 선물이 마음을 한없이 너그럽게 하는구나. 꾸욱꾸욱 참고 있던 엄마의 이 마음을 하늘과 구름과 바.. 더보기
넌 아니? 20240704 목 (20240703에 있었던 일) 넌 아니? 등교시간 아슬하게 집을 나서는 너 되돌아와 지갑의 위치를 묻는 너 어딘가 콕 쥐어박고 싶은 엄마마음 꾸욱꾸욱 누르고 있었지 넌 알까? 넌 다시 전화로 엄마를 찾았지. 버스를 놓쳐 지각할거 같다고. 급히 널 만나러 가는 길 부글부글 끓어오르 맘 또 누르고 길을 나섰지 넌 알까? 어머 이게 왠일이니 하늘이 이렇게 이쁜날이었구나. 푸르디 푸른 하늘 안에 흩어날리는 구름과 바람에 한들거리는 나뭇잎을 보니 옆에 앉은 너가 사랑스러웠다. 넌 알까? 자연이 주는 행복이 나의 마음을 한없이 너그럽게 하는 싱그러운 아침이었다. 넌 알까? 꾸욱 참았던 엄마의 이 마음을 하늘과 구름과 바람이 다 풀었줬다는 것을 더보기
10년만의 운전연수 20240701 월 10년만에 운전연수 10년전 셋째를 가졌을 때에도 나는 운전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직장다닐때 동료에 이끌려 취득한 운전면허증이 10년동안 장농에 묵혀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겁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궂이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었다. 결혼을 하고나서도 우리부부는 차없이 둘째가 4살때까지 불편하고도 힘겹게 외출을 시도했었다. 아이들과의 여행은 아예 접어둔채 지냈던 것 같다.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잠든 두 딸을 깨우지 못해 종점까지 갔다 되돌아오기도 하고, 잠든 아이들 한명씩 들쳐업고 가다 갑자기 비를 만나게 된 그날은하늘을 괜히 야속해하기도 했었다. 남편의 직장이 충청도 아산으로 이전을 하면서 우리에게도 차를 구입해야할 이유가 생겼다. 지방 도시라 대중교통.. 더보기
남편보다 내 지인같은 그들 20240628 금 남편보다 내 지인같은 그들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참 잘 기억했다. 특징도 잘 찾아 기억하곤 했다. 나이들어 아주 가끔 마주치는 초중고 동창들의 얼굴과 이름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얼굴에 20~30년 전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이름까지 자동반사적으로 뒤따르곤 한다. 남편은 친구를 만나든, 대학원 동기분들을 만나든, 인연맺은 누군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사람에 대한 기억력이 좋은 나는 어느새 남편의 지인들이 내 지인인듯 기억력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아니 저절로 쌓인다. 어느새 맞장구를 치며 잘 지내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묻곤했다. 유난히 힘들었지만 성취감을 극도로 느낄 수 있었던 남편의 성균관대학원 과정. 그곳의 지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내 귓전을 맴돌았다. 내.. 더보기
두번째 날벼락 20240625 화 두번째 날벼락.. 첫번째 날벼락은 2020년 9월초였다. 기세등등했던 태풍 링링의 거침없는 행보로 온 나라가 비상이었다. 아침에 인터폰이 울려 받아보니 차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웃의 전보였다. 남편이 급히 나가보니 이런 카니발 지붕부터해서 주변바닥엔 유리파편이 가득했다. 지붕은 완전 찌그러지고 앞유리도 금이가고 본네트도 파편 튄 자국으로 가득했다. 보험회사에서 와서 처리를 했지만 거주자가 없는 빈집상태여서 구상권 청구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정확한 금액은 생각은 안나는데 자부담비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했다. 황당했지만 그렇게 마무리지었다. 좀 더 야무지게 처리했어야했는데 우린 그때 산뽀기 운영하기에도 너무 바빴다.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이런 태도는 변명일뿐이란걸 한참 지나.. 더보기
둥둥 떠다니는 잡념들 20240624.월 둥둥 떠다니는 잡념들. 지난 주말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지금도 목 뒤덜미가 뜨겁게 달아오르곤 한다. 아빠의 응급실행으로 나도 부리나케 병원으로 향했고, 바로 응급실 보호자로 앉아있었다. 앉아 아빠랑 대화도 나누고 잠든 아빠곁에서 책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의사와 환자의 대화가 귀에 와 꽂혔다. 여자분이었는데 뇌출혈로 인해 바로 입원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분은 자신의 언어구사력에 문제가 있다고 의사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간호사가 와서 보호자가 있어야한다고 하니 없다고 아무도 없다고 계속 대답을 회피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참 외롭게 사시는 분이네. 가족이 아무도 없다니 무슨 사연일까? 궁금해하고 있었다. 간호사는 휴대폰을 확인하여 언니라는 한분을 찾아 사정을 이야기하고 병원내.. 더보기